
대개 교육의 많은 문제들이 가르치는 사람이 너무 많은 것을 가르치려 드는 것에서 발생한다고 믿는 편입니다. 달리 말하자면 가르치는 방식이 반드시 하나하나 설명하는 방법만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스스로 학습할 시간을 주고 적절한 질문을 던지는 것만으로도 학생이 스스로 생각의 깊이를 더할 수 있게끔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선생이 좋은 학생의 역할을 하고, 학생이 가르치는 선생의 입장으로 설명할 때 학습 효과가 훨씬 큰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면 선생은 가르치는 것 없이 학생에게 학습을 모두 맡겨야 하냐 하면 그렇지는 않습니다. 선생은 두 가지 관점에서 설명이라는 도구로써 학생에게 생각의 틀을 넓게 하고 이해를 깊게 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습니다.
첫째, 신개념과 관련된 선수과정을 복기 시켜줌으로써 큰 흐름의 학습과정에서 지금 배우는 개념이 어떻게 위치하고 있는지에 대한 배움의 맥락을 설명해 주는 것입니다. 분수와 자연수의 나눗셈을 배우는 초등학교 6학년 학생에게 3학년 2학기에 배우는 분수의 기초 개념과 4학년 2학기에 배우는 분수의 덧셈/뺄셈을 거쳐 5학년에 배우는 약분/통분의 개념과 분수의 곱셈 등 장장 3년에 걸친 분수에 대한 대강의 학습 흐름을 짚어주고 분수와 자연수의 나눗셈에 대해 설명해 주는 것과, 다짜고짜 “여러분 오늘은 분수와 자연수의 나눗셈에 대해 공부해 봐요”라고 시작하는 것은 학생에게 분수를 바라보는 시각에 있어서 전혀 다른 관점을 갖게 합니다. 선수과정의 복기를 통해 내가 알고 있는 것이 무엇이며 아직 배우지 못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경계가 명확하게 드러나며, 지금 이것을 왜 배우는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이해하게 됩니다. 무엇보다 그토록 지겨워하는 우리의 교육과정이 하나의 개념을 학생에게 이해시켜주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과 촘촘한 구성의 콘텐츠와 정성을 들이고 있는지 새삼 느끼게 됩니다. 이러한 느낌적 느낌을 반복적으로 받게 되면 학생의 공부에 대한 마음가짐도 촘촘하게 공들여하는 방향으로 조금씩 바뀌게 됩니다.
둘째, 수학을 가르치는 선생은 학생 스스로 공부한 내용의 빈 공간을 메워주고 불완전하게 이해된 부분을 보다 명확하게 짚어주는 역할을 해주어야 합니다. 지난 과정에 대해 복습하고, 친절한 설명의 교재를 통해 개념 독학을 하게 한다고 해도 설명의 행간에 있는 의미를 학생 스스로 모두 찾아내는 것은 무리가 있기 마련입니다. 학생이 스스로의 노력으로 알게 된 지식의 기반 위에서 선생은 다양한 상황과 관점을 제시하여 이제 방금 알게 된 – 아직 앎과 모름의 경계가 명확지 않은 – 개념에 대한 이해의 경계를 명확하게 하고 확장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어야 합니다.
학원은 학생이 스스로 나무를 심을 수 있도록 돕겠습이다. 학원은 학생이 숲 전체를 조망할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학원은 학생이 스스로 심은 나무와 숲 전체를 애정하고 사랑할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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