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석해보면 실상 수능 수학은 대수학과 해석학으로 구분지을 수 있을 듯 합니다.
대(代)수학은 00 함수 라 분류되는 것들, 수식에 포함된 x의 값을 구하는 문제들이라고 보면 됩니다. 부분적인 사실을 활용해서 즉각적으로 알 수 없는 이면의 정보를 얻어내는 능력을 대수학은 요구합니다. 수험생은 각종 함수의 성질, 공식, 식을 다루고, 변형하는 능력과 연산 능력을 갖추어야 합니다. 단순히 식을 가지고 이렇게 저렇게 다루어 풀리는 경우도 있고, 그래프 등을 활용해야 풀리는 문제들도 있습니다. 이 때 연역적 논리 전개와 유연한 사고력이 필요하기도 합니다.
수학의 해석학은 영어로는 analysis 입니다. analysis라 할 때 무엇을 위한 analysis인지에 따라 analysis라는 행위가 다르게 규정될 수 있을텐데요, 해석학의 analysis는 미래 혹은 연속선상에서의 어떤 극단의 값을 예측하기 위한 analysis라고 보면 크게 무리가 없을 것 같습니다. 고교 과정에서는 수열, 극한, 미분, 적분 등이 이에 해당한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수식을 다루어 어떤 값을 구한다는 점에서 대수학과 공통분모가 있기도 하지만, 여기서 구하는 값이 수식에 내재되어있는 미지수가 아니라 극한으로 보내졌을 때의 어떤 값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으며, 이는 필연적으로 높은 수준의 추상적 사고 능력을 요구합니다.

중등 수학에서 고등 수학으로 넘어갈 때 많은 학생들이 좌절하게 되는 이유는 대수학이든 해석학이든 고등 수학부터는 본격적으로 연역적 추론과 고도의 추상화 능력, 수학적 상상력을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중등 수학에서는 기본적인 수식을 다루는 능력을 훈련하게 되고 수학 좀 한다는 학생들은 심화문제를 통해 연역적 사고 능력 정도를 습득하게 되는데, 고등 수학이 요구 하는 상상력과 추상화 능력이 중등 수학을 통해 습득한 것과는 또 다른 차원의 것이기에 고등 수학을 어려워하게 되는 것입니다.
수학적 상상력, 추상화 능력은 한번 얻으면 사라지는 능력이 아닙니다. 근의 공식은 어른이 되고 사회생활을 하면 잊어버리게 되지만, 같은 시기에 배웠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식을 세우고, 변형하고, 생각을 확장하는 능력은 마치 자전거 타는 법을 잊지 않는 것처럼 평생 우리 몸에 각인 됩니다.
다만, 이러한 능력은 한 번에 습득되는 것이 아니며, 오랜 시간 차곡차곡 쌓아 올려야 하는 능력입니다. 이것이 수학 공부를 어렵게 합니다. 단시간에 외우고 노력해도 성적이 오르지 않는 이유입니다. 고등학생이 되어서 이제 공부좀해볼까 마음먹어봐야 마음처럼 공부가 진행되지 않는 이유입니다.
따라서 중등 수학은 기초적인 개념과 그에 따른 수식을 다루는 능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수학적 상상력을 기르고 추상화 능력을 습득하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시기가 아닐 수 없습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수학적 상상력, 추상화 능력은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발달적으로 추상화 능력이 만개하는 시기이기도 하며 아직은 시간의 여유가 있는 중학생의 시간이 이러한 능력을 축적할 적기인 것입니다. 중등 수학 교육의 핵심이 여기에 맞춰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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